주역점

주역을 의리서(義理書)로 보는 사람이 많다, 아니 거의 대부분이다. 나는 점서(占書)로 보는데 이런 관점으로 보는 게 훨씬 재미있다. 사람들은 자기와 관련된 미래를 무척이나 알고싶어 한다, 그렇지 않은가? 그러나 그 일은 그리 녹록치 않다. 세상의 모든 일은 너무나 많은 변수가 관련되어 있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변수도 많고 드러난 요인만 해도 많고 많다. 그런걸 모두 계산해서 미래를 알게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요즘 말하는 AI라면 가능할까? 난 모르겠다. 주역점은 이런 딜레마에 번쩍이는 힌트 같이 뭔가를 일러준다. 알려주는 존재는 신이나 뭐 그런 절대자는 아니다. 우리의 본성이 이미 모든 걸 포함하고 있다는 게 힌트를 얻을 수 있는 근거이고, 그런 게 있다는 게 참으로 경이롭다.  그러니 점(占)은 점치는 자의 크기나 깊이에 크게 좌우된다. 나랏 일을 점칠 때 필부가 보는 점과 나랏님이 보는 나랏일이 관점과 깊이에서 확연히 다르지 않겠는가.

주역점 정말 맞나요?

 주역점이 실제로 맞을까요?

희한하게도 딱 맞춘 경우도 있고 영 아닌경우도 있어요.

나는 그게 순전히 자기 자신에게서 그 이유를 찾아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말로 꼭 알고 싶은 것이 있다면 주역은 거의 답을 해주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저 재미로 알고 싶은 것들에 대해서는 그리 정확하게 답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주역은 마치 아이가 선생에게 묻는 것과 같다고 말합니다.

정말 알고싶어서 행하는 물음을 선생님은 단박에 알아차리고 정성껏 대답해줍니다. 하지만 그저 질문을 위한 질문이나 선생을 테스트해 보기 위한 질문에 선생님은 옳게 일러주지 않습니다.

주역 몽(蒙)괘에 그 와같은 내용의 말이 나옵니다. "내가 어리석은 자(童蒙)에게 구하는 것이 아니라 어리석은 자가 나에게 구함이다. 처음 물음에 알려주나 두 세번 묻는 것은 모독이니 그러면 알려주지 않는다. 곧아야 이롭다."

실제로 점을 쳐볼때 자기가 고민하고 있는 신상에 관한 점들이 잘 맞습니다. 그러나 오늘 야구 롯데가 이길까? 같은 점은 잘 응답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완전 롯데야구에 목을 맨다거나 심정적으로 마음을쓰는 경우는 진심에 해당되어 답이 나오겠지요.

정치적인 점도 심정적으로 걱정하는 마음으로 진심이 우러나면 응답합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그런 경도된 마음은 자주 점으로 얻은 응답 메세지인 괘사나 효사를 자기가 바라는 쪽으로 해석해버리는 우를 범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주역이 안맞는다고 치부해 버리는 것이지요.

주역은 신이 내게 주는 메세지 같은 게 아닙니다. 우리는 스스로 그런 예지능력이 있는데, 어쩌다 잃어버리고 좁은 아집속에 갇혀 살다가 그간 가려지 보이지 않던 걸 얼핏 찾아 알게되는 현상입니다. 참 묘한 맛이 있는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이런 걸로 사이비 종교처럼 삼으면 잘나가다 삼천포로 빠지는 꼴이랍니다. 합리적인 이성적 사고로 먼저 궁구하고 끝내 알수 없는 부분만 점의 영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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