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점] 벼랑 끝에서 찾은 한 수: 멈춰버린 가게, 지산겸 괘가 제시한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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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가게 돈가스집 사장님, 요즘 통 보이질 않으시네..."
작년 이맘때쯤, 새로운 가게가 들어섰다는 반가운 소식도 잠시, 1년 가까이 월세는 밀리고 가게 문은 닫혀 있는 날이 허다했습니다. 처음엔 '조금 힘들겠지' 싶어 기다려드렸습니다. 찔끔찔끔 들어오는 월세는 가뭄에 콩 나듯 했고, 어느덧 밀린 월세는 10개월을 훌쩍 넘겼습니다. 전화는 받지 않고, 메시지를 보내도 읽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죠.
하지만 밤늦게 몰래 와서 임대 플래카드를 바꿔 붙이는 걸 보면, 아주 손을 놓은 건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답답하고 초조한 시간만 흘러갔습니다. '명도 소송이라도 해야 하나?' 온갖 생각이 들었지만, 섣부른 행동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지산겸 괘, 나의 상황을 꿰뚫어보다
답답한 마음에 주역점을 쳐봤습니다. 지산겸(地山謙) 5효가 동하여 수산건(水山蹇)이 되는 괘가 나왔습니다.
"不富以其隣 利用侵伐 无不利."
이 효사는 마치 제 상황을 정확히 꿰뚫어 보는 듯했습니다. '이웃으로 인해 부유하지 못하다, 침벌을 이용하는 것이 이롭지 않음이 없다.' 침벌하라는 게 아니라 '침벌(侵伐;침입하여 정벌하는것)'이라는 것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무작정 소송을 하라는 것이 아니라, 소송을 시작하려는 절차를 밟아가는 것만으로도 상황이 해결될 수 있다는 뜻이죠. '실증 주역'에서는 상대방의 숨겨놓은 것을 찾아내 압박을 가한다고 했는데, 저에게는 '소송 착수 행위' 자체가 가장 강력하고 효율적인 압박 수단 즉 침벌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행동 개시, 그리고 놀라운 결과
그래서 저는 명분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적극적으로 연락을 시도했고, 응답이 없자 곧바로 내용증명을 발송했습니다. 법적 절차를 시작하겠다는 명확한 신호를 보낸 것입니다.
놀랍게도 이 조치는 즉각적인 효과를 나타냈습니다. 업주는 사방으로 인수자를 찾아 나섰고, 보름 만에 감자탕집을 하겠다는 성실한 청년을 데려왔습니다. 다행히 그 청년은 지금까지도 묵묵히 감자탕집을 운영하며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전화위복, 그리고 깨달음
처음에는 막막하고 피곤하기만 할 것 같았던 상황이, 주역이 일러준 덕분에 의외로 순조롭게 해결되었습니다. 때로는 좋게만 해결하려는 방법보다는, '침벌을 이용하는' 전략적인 접근이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경험이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해본 주역점이었지만, 그 점괘가 저에게 나아갈 길을 명확히 제시해주었고, 결과적으로 모두에게 좋은 방향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혹시 막막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면, 때로는 주역 처럼 전체를 함께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그리고 그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작은 한 걸음이 예상치 못한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헤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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